정선영 작가의 “연화도, 흔들림 속에서 피어나는 중심”
K-민화 강경희 기자 | 연꽃은 늘 물 위에 떠 있지만, 그 뿌리는 가장 깊은 진흙 속에 닿아 있다. 그래서 연꽃은 아름답다. 깨끗해서가 아니라, 더러움 속에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기 때문에. 정선영 작가의 연화도는 바로 그 연꽃의 본질을 고요한 화면 속에 담아낸 작품이다. 요란한 상징도, 과장된 색채도 없다. 대신 물의 흐름, 잎의 겹침, 꽃의 열림이 차분한 리듬으로 이어지며 한 폭의 사유 공간을 만들어낸다. 화면을 가득 채운 연잎은 서로 겹치고 기대며 군락을 이룬다. 그러나 그 안에는 혼란이 없다. 각자의 방향으로 뻗어 있으면서도 전체의 질서를 해치지 않는다. 이는 연화도가 전통적으로 품어온 공존과 조화의 세계관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번역한 결과다. 연못 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오리와 하늘을 가르는 새들은 정적인 풍경 속에 생명의 호흡을 불어넣는다. 그 움직임은 급하지 않고, 서두르지도 않는다. 삶은 반드시 빨라야만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는 조용한 가르침이 그 안에 스며 있다. 정선영의 연꽃은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꽃잎은 겹겹이 열리되, 항상 중심을 향해 모인다. 이는 곧 이 작품이 말하는 핵심이다. 중심을 잃지 않는 삶, 흔들리는 세상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