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탈리아 정상회담장에 걸린 K-민화 ‘해학반도도’
K-민화 이성준 기자 | 지난19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정상회담 소인수회담장은 외교적 대화와 더불어 문화적 상징이 조용히 교차하는 공간이었다. 이날 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뒤편 중앙에는 한국 전통 민화 K-민화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가 걸려 눈길을 끌었다. 회담장 중앙, 양국 국기 사이에 배치된 해학반도도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푸른 바다와 학, 신선의 세계를 상징하는 반도蟠桃가 어우러진 이 민화는 장수·평화·번영을 뜻하는 동아시아적 세계관을 담고 있다. 특히 학은 고귀함과 신뢰를, 반도는 영속과 축복을 상징해, 정상 간 만남의 의미를 은유적으로 확장시킨다. 외교 의전에서 회담장 배경은 철저히 계산된 언어다. 이날 선택된 K-민화는 한국이 문화적 자산을 외교의 메시지로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구 정상외교의 공간에 전통 민화를 배치한 장면은, 한국 문화가 더 이상 주변 장식이 아닌 외교 서사의 주체로 자리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이탈리아가 르네상스 예술과 인문 전통을 국가 정체성의 핵심으로 삼아온 나라라는 점에서, 한국이 민화를 통해 응답한 이번 연출은 문화 간 존중과 공감의 제스처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