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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총사 칼럼] 하미숙 작가의 '정선의 금강전도'와 "K-민화 산수의 현재"

- 눈으로 걷는 산, 마음으로 오르는 봉우리

K-민화 이존영 기자 |  금강산은 늘 하나의 질문이었다. 어떻게 그 많은 봉우리를 한 화면에 담을 것인가. 그리고 더 어려운 질문은 이것이다. 그 산을 어떻게 오늘의 눈으로 다시 바라볼 것인가.

 

 

하미숙 작가의 '정선의 금강전도'는 이 두 질문에 동시에 답한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 진경산수의 정수인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를 충실히 존중하면서도, 모사에 머물지 않는다. 화면을 채운 수많은 봉우리들은 위계 없이 솟아오르며, 산은 풍경이 아니라 존재의 집합으로 다가온다.


이 그림에서 산은 배경이 아니다. 각각의 봉우리는 하나의 인격처럼 서 있고, 능선은 흐름이 아니라 시간의 축적처럼 겹쳐진다. 붓의 반복은 노동에 가깝고, 색의 절제는 묵언의 수행에 가깝다. 그래서 이 작품은 ‘본다’기보다 ‘들어간다’는 감각을 준다. 관람자는 어느새 금강산을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라, 금강산 속을 걷는 존재가 된다.


정선의 금강전도가 ‘실경을 통한 세계 인식’이었다면, 하미숙 작가의 금강전도는 ‘기억을 통한 세계 복원’이다. 실제로 갈 수 없는 산, 그러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살아 있는 산. 이 그림은 분단과 단절의 시대를 사는 오늘의 우리에게 묻는다. 산은 사라졌는가, 아니면 우리가 잊었는가.


K-민화의 중요한 미덕은 전통을 현재형으로 만드는 힘이다. 하미숙 작가의 산수는 과거를 박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겸재의 시선을 빌려, 오늘의 시간 위에 다시 산을 세운다. 이 화면은 말한다. 금강산은 여전히 거기 있다고. 우리가 다시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고.


작가 노트 | 하미숙 
정선의 금강전도는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정신을 바탕으로,
오늘의 시선으로 금강산을 다시 그린 작품이다.

 

수많은 봉우리와 능선을 통해,
산이 지닌 시간과 기억, 그리고 지속되는 생명력을 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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