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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화총사 칼럼] 우현진 작가의 '호랑이 담배 피울 적에'로 읽는 "K-민화의 해학과 거리두기"

- 권위가 연기를 피울 때

K-민화 이존영 기자 |  “호랑이 담배 피울 적에”라는 말은 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주문이다. 현실과 이야기가 교차하는 그 문턱에서, 우현진 작가의 호랑이는 담배를 문다. 이 장면은 우스꽝스럽지만 가볍지 않다. 오히려 권위를 내려놓는 순간에만 드러나는 진실을 정확히 겨냥한다.

 

 

중절모를 눌러쓴 호랑이는 산군의 위엄보다 인간의 버릇을 닮았다. 담뱃대를 쥔 손놀림은 익숙하고, 시선은 예민

하다. 그러나 이 예민함은 위협이 아니라 자기 인식의 불안에 가깝다. 호랑이는 여전히 크지만,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 k-민화의 오래된 장치, 까치 대신 인간의 습속, 가 권력의 무게를 가볍게 만든다.

 

소나무 위 까치들은 재잘대지 않는다. 그들은 말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말한다. 관찰자의 위치에 선 까치들 앞에서, 호랑이는 연기를 내뿜으며 시간을 끈다. 연기는 잠시 형체를 만들었다가 곧 사라진다. 이 연무煙霧는 권위의 허상이자, 이야기의 여백이다. 담배 연기가 흐르는 동안 우리는 웃고, 그 웃음 속에서 판단을 유예한다.

 

색과 구도는 절제되어 있다. 황토빛 바탕은 오래된 설화를 떠올리게 하고, 붉은 해는 시간의 원점을 표시한다. 그러나 이 원점은 신화의 시작이 아니라, 해학의 시작이다. 민화는 언제나 이렇게 시작했다. 엄숙을 풀고, 두려움을 낮추며, 웃음으로 거리를 만든다.

 

오늘의 시대에도 우리는 수많은 ‘호랑이’를 만난다. 제도, 권위, 체면의 얼굴들이다. 우현진 작가의 작품은 말한다.
맞서 싸우지 않아도 된다고.
연기를 피워 올리고, 한 걸음 물러나 웃어도 된다고...

 

그래서 '호랑이 담배 피울 적에'는 옛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의 화법이다.
웃음은 도피가 아니라, 가장 오래된 비판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작가 노트 | 우현진

호랑이 담배 피울 적에는 전통 민화의 해학을 현대적 상황으로 옮겨온 작품이다.
권위의 상징인 호랑이에 인간의 습속을 겹쳐, 힘과 허상의 경계를 탐색하고자 했다.
이 그림은 웃음을 통해 거리 두기의 지혜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