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민화 이존영 기자 | 한국 전통 공예의 정수와 신화적 이야기가 어우러진 대작, ‘요지연도瑤池宴圖’는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채화칠장 청목 김환경 선생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의 전통 옻칠 기법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선계仙界의 풍경과 선녀들의 연회를 생동감 넘치게 재현하며 보는 이들에게 신비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작품의 배경과 역사적 맥락
‘요지연瑤池宴’은 중국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연회로, 서왕모西王母가 옥황상제玉皇上帝와 함께 신선들에게 베푸는 호화로운 잔치를 의미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18세기 조선 시대의 작품을 청목 김환경 선생이 ‘요지연도’ 원작을 그대로 모사한 것이다. 하지만 청목 선생의 작품은 단순히 원작을 모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 옻칠 공예를 접목하여 현대적인 해석을 더함으로써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창출했다.
청목 김환경 선생의 옻칠 예술
김환경 선생은 채화칠장으로서 전통 옻칠 기법을 계승하며 이를 독창적인 예술로 승화시켜 왔다. 옻칠은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 고유의 공예 기술로, 천연 옻나무 수액을 활용해 작품의 내구성과 미적 감각을 극대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선생의 ‘요지연도’는 옻칠의 깊고 은은한 광택과 색감, 그리고 세밀한 묘사를 통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작품의 규모와 특징
‘요지연도’는 크기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400호(약 4.7m)에 달하는 이 대작은 선녀들의 연회가 펼쳐지는 신비로운 요지瑤池의 풍경을 웅장하게 담아냈다. 작품의 세부에는 선녀들의 유려한 옷자락, 연못의 고운 물결, 밤하늘의 별빛 등이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어, 관람객에게 선계의 환상적인 장면을 마주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작품의 소장과 향후 계획
현재 ‘요지연도’는 담화총사의 소장품으로 보관 중이며, 작품의 가치는 약 8억 원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곧 설립될 예정인 재단법인 대한민국 명인 박물관에 소장될 계획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어 전통 옻칠 예술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알릴 예정이다.
요지연도의 시적 영감
이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시적 영감을 자극하는 작품으로도 평가받는다. 작품의 중심 테마를 담은 시에서는 요지연의 신비로운 풍경과 연회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치 관람객을 선계로 이끄는 듯 묘사된다.
요지 연못 속 고운 빛 물결
하늘에 닿은 듯 선계의 풍경
옥황의 연회는 향기가 넘쳐
꽃과 새들마저 춤추는 이곳
이 시는 작품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신화적 서사를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시와 작품이 하나로 어우러지며 관람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요지연도’의 문화적 의의
‘요지연도’는 단순한 예술 작품을 넘어, 전통 공예와 현대적 감각이 결합된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 전통 옻칠 예술을 세계에 알리고, 우리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재조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