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민화 김학영 기자 | 그 속의 얼굴은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사실은 한 시대를 토해내고 있다. 입은 벌어져 있으나 그 소리는 성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등뼈에서 올라와, 폐부를 긁고, 마침내 하늘로 치솟는다. 그가 바로 장사익이다. 한恨을 노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을 건너는 사람, 장사익의 노래는 흔히 ‘한의 소리 라 말한다. 그러나 그는 한을 붙들고 우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한을 건너는 사람이다. 그의 목소리에는 울음과 웃음이 동시에 있다. 비 오는 들판과 저녁 연기가 동시에 있다. 한이 깊을수록 소리는 맑아진다. 상처가 깊을수록 음색은 투명해진다. 그의 노래는 아픔을 드러내되 비극에 머물지 않는다. 울다가도 어느 순간 허허 웃게 만든다. 이것이 장사익 소리의 기적이다. 민요도 아니고, 판소리도 아니고, 그러나 모두인 소리 그의 창법은 정통 판소리도 아니고 전통 민요도 아니다. 그러나 듣다 보면 우리 조상의 들숨과 날숨이 그 안에 모두 살아 있다. 논두렁을 걷던 어머니의 발소리, 막걸리 잔을 기울이던 아버지의 기침, 새벽 장터의 싸락눈, 겨울 들녘의 바람 소리. 그는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그는 풍경을 부른다. 소리로 그림을 그리고, 숨으로 시대를
K-민화 김학영 기자 |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이 한국 전통예술의 깊이와 현대적 확장의 가능성을 한 자리에서 조망하는 문화외교의 무대로 거듭났다. 2월 25일 개막한 「대한민국 명인초청대전」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예술로 선언하는 상징적 자리였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명인대전조직위원회 위원장 담화 이존영의 주최로 개최되었으며, 총 265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한국 전통예술의 정수와 동시대적 창조정신을 함께 보여주었다. 전시장에는 명인 70인의 예술혼이 응축된 작품 65점과 함께, ‘詩와 노래 그리고 童心’을 주제로 구성된 200여 점의 작품이 어우러져 한국 문화의 다층적 스펙트럼을 펼쳐냈다. 특히 K-민화와 K-그라피는 이번 전시의 핵심 축으로 자리했다. 전통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민화는 한국적 미감의 서사성을 강조하며 세계 시장 속에서 독자적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불어, 캘리그라피의 외래적 명칭을 넘어 한국의 이름으로 재정립한 K-그라피는 문자와 정신, 철학을 결합한 새로운 문화브랜드로 주목받았다. 담화 이존영 위원장은 개막사를 통해 “문화는 국가의 품격이며, 예술은 외교의 또 다른 언어”라며 “K-민화와 K-그라피, 그
K-민화 김학영 기자 | 우리는 오랫동안 ‘캘리그라피’라는 이름으로 글씨를 써왔다. 아름다운 획, 감성적인 문장, 디자인적 활용, 그것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고,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질문이 생겼다. 우리는 왜 우리의 문자를 설명하기 위해 외래의 언어를 빌려야 하는가. 이 질문에서 K-그라피는 시작되었다. 캘리그라피가 ‘아름답게 쓰는 기술’이라면, K-그라피는 ‘정신을 그리는 선언’이다. 문자文字는 더 이상 읽히는 기호가 아니라, 형상과 상징이 되고, 철학과 서사가 된다. 한 획에는 수행의 호흡이 스며들고, 한 글자에는 민화의 색채와 한국적 세계관이 깃든다. 이것이 K-그라피의 출발점이다. K-그라피의 정신세계는 세 가지 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근원성根源性이다. 서예의 기운생동, 먹의 농담, 여백의 미. 이는 단순한 기법이 아니라 동양 사유의 압축된 표현이다. K-그라피는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되, 뿌리를 잃지 않는다. 전통을 소비하지 않고, 전통에서 다시 태어난다. 둘째, 융합성融合性이다. K-그라피는 서예에 머물지 않는다. 민화, 디자인, 브랜드, 공간 연출, 디지털 아트까지 확장한다. ‘佛’은 법당이 되고, ‘和
K-민화 김학영 기자 | 숫자는 때로 상징이 된다. 이번 인사동 전시는 그 상징을 분명히 보여준다. 대한민국 명인 작품 K-민화·K-그라피 70여 점, 어린이 부채 93점, 나한동자 53점, 장사익 시詩 48점, 총 265점, 이 숫자는 단순한 작품 수가 아니다. 한국 문화의 층위와 결을 한눈에 보여주는 지도다. 전시는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 2층에서 열리며, 전통과 현대, 어른과 아이, 수행과 노래가 한 공간에 선다. 명인의 붓끝, K-민화와 K-그라피 대한민국 명인들의 70여 점 작품은 전통의 깊이를 증명한다. K-민화는 해학과 상징을 통해 한국인의 삶과 염원을 담아내고, K-그라피는 획 속에 정신을 새긴다. 글씨는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문화의 선언이 되고, 그림은 장식이 아니라 시대의 얼굴이 된다. 명인의 작업은 기술을 넘어 시간의 축적이며, 한국 미감의 뿌리다. 어린이 부채 93점, 동심의 바람 아이들이 직접 쓴 시를 부채 위에 그대로 옮겼다. 꾸미지 않은 문장, 솔직한 감정, 작은 손에서 시작된 붓질, 93점의 부채는 단순한 작품이 아니다. K문화의 가장 맑은 시작이다. “K문화는 멀리 있지 않다. 아이의 문장 한 줄에서 시작된다.” 이 말이 이번
K-민화 김학영 기자 | 오만 문화유산관광부(Ministry of Heritage and Tourism)는 주한오만대사관과 협력하여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한국 주요 여행사 관계자들을 초청한 특별 팸투어(Familiarization Tour)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글로벌 관광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팸투어에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참좋은여행, 마이리얼트립, 야나트립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여행사 관계자들이 참여해, 오만 관광의 다양성을 직접 체험하는 특별한 기회를 가졌다. 오만 관광은 고유한 전통 문화, 아름다운 자연경관, 다양한 액티비티 체험, 수준 높은 환대 서비스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오만의 주요 관광지를 직접 방문하며 체험했다. 일정에는 무스카트의 대표 문화 명소인 무스카트 로얄 오페라 하우스, 술탄 카부스 그랜드 모스크, 무트라 수크와 요새, 그리고 비마 싱크홀, 와디 샵, 와디 바니 칼리드, 수르 시티, 라스 알 진즈 거북 보호구역, 니즈와 시티, 자발 알 아크다르, 와히바 사막에서의 사막 캠프 체험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팸투어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호텔, 리조트, 골프장을 직접 방문하며 서비스 품질
K-민화 김학영 기자 | 『K-민화·K-그라피 백서』를 펴내며 이름 없던 것에 이름을 주는 일은 창조가 아니라 인정입니다. 민화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까치와 호랑이가 벽에 걸려 있었고, 모란과 연꽃이 병풍을 채웠습니다. 그 안에는 웃음도 있었고 기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우리는 그것을 온전한 이름으로 부르지 못했습니다. 붓으로 쓰는 한 획 한 획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속에 담긴 호흡과 절제, 여백의 미학은 분명히 존재했지만, 늘 다른 언어의 옷을 빌려 입어야 했습니다. 이 백서는 그 빚을 갚기 위해 쓰였습니다. K-민화와 K-그라피. 이 이름들은 새로운 주장이 아닙니다. 이미 존재해 온 것을 제자리에 놓는 행위입니다. 2026년 1월 23일, 이 이름들이 처음으로 공식 기록 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누군가의 권리가 아니라 모두의 책임입니다. 이 책은 선언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록합니다. 언젠가 누군가가 "왜 우리는 이 이름들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었는가"라고 물을 때, 이 책이 조용히 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저자 담화총사의 한마디- 이 책은 새로운 주장을 하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 이미 존재해 왔던 것을, 제자리에 놓기 위
K-민화 김학영 기자 | 지난 20일 서울 청와대 국무회의장 국정을 논하는 최고 의사결정의 공간 한가운데, K-민화 ‘일월오도日月五峯圖’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 장면은 단순한 회의 풍경이 아니라, 한국이 문화로 국가의 품격과 철학을 말하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일월오도는 본래 조선 왕의 어좌 뒤를 지켜온 궁중회화다. 해와 달은 음양의 조화와 우주의 질서를, 다섯 봉우리는 나라와 백성을, 끊임없이 흐르는 물과 사철 푸른 소나무는 생명과 지속을 뜻한다. 이는 권력의 장식이 아니라, 통치는 자연의 이치와 백성의 삶 위에 놓여야 한다는 동아시아 정치철학의 시각적 선언이었다. 오늘날 이 그림이 민주공화국의 국무회의장에 걸렸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왕권의 상징이던 그림이 사라지지 않고, ‘K-민화’라는 이름으로 재해석되어 국정의 배경으로 살아 돌아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을 박제하지 않고, 현재의 언어로 번역해 사용하는 한국식 문화외교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은, 일월오도가 지닌 상징성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국기는 국가의 현재를, 일월오도는 국가의 시간성과 질서를 상징한다
K-민화 김학영 기자 | K-민화와 민화한복이 만나는 ‘세화 특별전’이 오는 2026년 1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새해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던 전통 세화歲畵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K-민화 전시와 민화한복 패션, 문화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융복합 특별전으로 기획됐다. 특히 세화 특별전 “어서 오세요” “벽사초복僻邪招福·服”을 주제로, 민화가 지닌 민간적 상징성과 한복의 조형미를 결합해 전통 예술이 오늘날 어떻게 살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세화 특별전은 K-민화를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닌, 입고 걷고 경험하는 K-컬처 콘텐츠로 확장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과 전시의 의미를 담아, 담화총사는 「K-민화가 지구촌 민간民間 시대를 연다」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을 통해 세화전이 지닌 문화적·외교적 함의를 짚는다. 세화전은 선언한다. 전통은 과거가 아니라 방식이며, K-민화는 장르가 아니라 언어라고. 새해 첫날 서울에서 시작된 이 장면은 머지않아 세계 곳곳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박물관의 벽을 떠난 민화는 이제 한복의 자락을 타고 걷는다. K-민화가 지구촌 민간 시대를 여는 순간, 문화외교
K-민화 김학영 기자 | 민화는 늘 두 개의 시간을 산다. 하나는 오래된 기억의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을 견디는 생활의 시간이다. 강경희 작가의 ‘그리운 금강산’은 그림이기 이전에 기억의 지형이다. 눈으로 보는 풍경이 아니라, 마음이 되돌아가는 자리다. 겹겹이 솟은 산세는 높이를 다투지 않는다. 이 산들은 경쟁하지 않고,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다. 대신 마음의 깊이를 한 층 한 층 쌓아 올린다. 봉우리마다 안개가 머무는 까닭은 아직 말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산허리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 안개는 흐릿함이 아니라, 보류된 고백이다. 화면 아래 낮게 놓인 집들과 굽이치는 물길은 인간의 자취를 겸손하게 둔다. 사람은 작고, 산은 크다. 이 질서는 분명하다. 자연은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이며, 인간은 그 곁을 지나가는 존재일 뿐이다. 강경희의 금강산에서 산은 침묵으로 말하고, 사람은 그 침묵을 배우듯 서 있다. 금강산은 언제나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리움을 과장하지 않는다. 절제된 색채와 넉넉한 여백은 상실의 감정을 소리 내어 울리지 않고, 오히려 오래 간직하게 만든다. 이 산은 정치가 아니고, 이 산은 구호가 아니다. 돌아
K-민화 김학영 기자 | 한자 ‘休’휴는 단순한 쉼의 기호가 아니다.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숨을 고르는 순간, 그 형상에는 삶의 리듬과 존재의 회복이 함께 담겨 있다. 이번 작품은 이 ‘休’의 의미를 문자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 놓는다. 글자는 해체되고, 획은 몸이 된다. ‘人’은 더 이상 읽히는 대상이 아니라 서 있는 존재가 되고, ‘木’은 배경이 아니라 세계를 지탱하는 축으로 작동한다. 검은 먹은 사람의 자세로 변주되고, 그 아래를 감싸 흐르는 색의 혁필은 쉼이 멈춤이 아니라 다음을 준비하는 에너지의 축적임을 보여준다. 여기서 쉼은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운동이며, 호흡이자 전환이다. 몸은 앉아 있으나, 색은 흐르고 먹은 숨을 쉰다. 붉은색은 삶의 온도, 청록은 시간과 호흡, 금빛은 정신의 각성을 상징한다. 한 획은 평면에 머물지 않고 사람의 삶처럼 구부러지고, 흔들리며,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이 작품은 분명히 말한다. 획은 쓰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라고. 이 지점에서 우리는 질문하게 된다. 오랫동안 우리의 붓 문화를 ‘Calligraphy’라는 이름으로 불러왔지만, 과연 한글의 획, 한자의 정신, 먹의 철학, 여백의 사유가 서구의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