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1 (수)

  • 맑음동두천 -5.9℃
  • 맑음강릉 -0.6℃
  • 맑음서울 -5.3℃
  • 맑음대전 -3.1℃
  • 맑음대구 -1.3℃
  • 맑음울산 -0.7℃
  • 광주 -3.7℃
  • 맑음부산 1.9℃
  • 흐림고창 -4.4℃
  • 제주 1.5℃
  • 맑음강화 -6.8℃
  • 맑음보은 -4.7℃
  • 맑음금산 -3.2℃
  • 구름많음강진군 -2.8℃
  • 맑음경주시 -1.3℃
  • -거제 0.9℃
기상청 제공

k-민화뉴스

국정의 배경이 된 한 폭의 철학, "K-민화"

- K-민화 ‘일월오도’, 문화외교가 국정의 언어가 되다.

K-민화 김학영 기자 |  지난 20일 서울 청와대 국무회의장 국정을 논하는 최고 의사결정의 공간 한가운데, K-민화 ‘일월오도日月五峯圖’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 장면은 단순한 회의 풍경이 아니라, 한국이 문화로 국가의 품격과 철학을 말하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일월오도는 본래 조선 왕의 어좌 뒤를 지켜온 궁중회화다. 해와 달은 음양의 조화와 우주의 질서를, 다섯 봉우리는 나라와 백성을, 끊임없이 흐르는 물과 사철 푸른 소나무는 생명과 지속을 뜻한다. 이는 권력의 장식이 아니라, 통치는 자연의 이치와 백성의 삶 위에 놓여야 한다는 동아시아 정치철학의 시각적 선언이었다.

 

오늘날 이 그림이 민주공화국의 국무회의장에 걸렸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왕권의 상징이던 그림이 사라지지 않고, ‘K-민화’라는 이름으로 재해석되어 국정의 배경으로 살아 돌아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을 박제하지 않고, 현재의 언어로 번역해 사용하는 한국식 문화외교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은, 일월오도가 지닌 상징성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국기는 국가의 현재를, 일월오도는 국가의 시간성과 질서를 상징한다. 과거·현재·미래가 한 화면 안에서 조용히 연결된 순간이었다.

 

 

문화외교에서 중요한 것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말하느냐’다. 일월오도는 말없이 말한다. 한국의 국정은 힘의 과시가 아니라 조화, 균형, 책임의 가치 위에 서 있다는 메시지를 이미지로 전달한다. 이는 서구의 초상화 정치, 기념비적 조형물과는 다른, 한국만의 외교 언어다.

 

특히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K-민화는 점차 국가 브랜드의 심층 언어로 기능하고 있다. K-팝과 K-콘텐츠가 감각의 언어라면, K-민화는 철학의 언어다. 국무회의장에 걸린 일월오도는, 한국이 단지 경제·기술 강국을 넘어 사유와 전통을 가진 문명국가임을 조용히 선언하고 있었다.

 

정치는 늘 말이 많다. 그러나 이날 회의장 중앙의 한 폭의 그림은 말없이도 분명했다.

 

국정은 하늘의 이치와 백성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라는 오래된 질문을, K-민화는 여전히 유효한 현재형으로 던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