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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및 전시

김영민 작가의 "시집가는 날, 설경 속 혼례 행렬"

- 마지막 가마 행렬, 사라진 우리의 혼례 풍경"

K-민화 이성준 기자 | 김영민 선생의 이 작품은 80세 거장의 깊은 통찰력과 섬세한 붓질이 어우러진 수작입니다.

 

 

대한민국 명인 작품으로 선정된 이 그림은 단순한 풍경화를 넘어, 사라져가는 한국의 전통 혼례 문화를 담은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작품은 전형적인 동양화의 삼원법三遠法을 따르며, 눈 덮인 산과 계곡이 깊은 공간감을 만들어냅니다. 수묵의 농담 조절과 설경의 백색 대비가 뛰어나며, 떨어지는 눈송이들은 점묘법으로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먹의 번짐과 여백의 활용은 동양화 전통 기법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작푸의 화면 하단의 혼례 행렬은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 붉은 색의 가마와 의복들이 흑백의 설경 속에서 강렬한 시각적 초점을 만듭니다.

 

신부를 태운 가마를 중심으로 양쪽에 배치된 행렬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 혼례의 모습을 충실히 재현합니다. 말을 탄 인물, 짐을 나르는 사람들, 가마를 메는 인부들의 모습에서 공동체가 함께 축복하던 옛 혼례의 정서가 느껴집니다.

 

작가가 특별히 눈 오는 날을 배경으로 선택한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한국 전통에서 눈은 정화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합니다.

 

신부가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이 순간,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축복이자 순수함의 은유입니다. 동시에 험난한 날씨 속에서도 이루어지는 혼례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부부의 인연을 암시합니다.

 

사라져가는 풍경에 대한 애도
작가는 부제를 통해 "이제는 사라져가는 풍경"임을 명시합니다. 현대화와 서구화로 인해 이러한 전통 혼례 행렬은 이제 거의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마을 전체가 함께 기뻐하고, 자연 속에서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던 공동체 문화는 도시화된 오늘날 거의 소멸했습니다.

 

80세 거장의 붓에서 나온 이 작품은 단순한 재현이 아닌 기억의 재구성입니다. 작가 자신이 목격했거나 전해 들은 과거의 장면들이 화폭 위에서 다시 살아납니다. 각각의 붓터치에는 세월의 무게와 문화적 기억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편리함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었는가? 공동체의 연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의식, 세대를 거쳐 전해지던 문화적 정체성, 이 모든 것들이 이 한 폭의 그림 안에 담겨 있습니다.

 

김영민 작가의 "시집가는 날"은 기록이자 증언이며, 동시에 예술적 성취입니다.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애틋함, 전통에 대한 존중, 그리고 한국인의 정서가 눈 내리는 산수화 속에 아름답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성찰하며, 미래 세대에게 무엇을 전해야 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2026년 2월 25일,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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